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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미니 좌담] 김연재 × 신효진
일시_2022년 12월 5일
장소_대학로 혜윰 창작실
참석자
- 김민조 / 모더레이터
- 김연재 / <상형문자무늬 모자를 쓴 머리들> 작가
- 신효진 / <머핀과 치와와> 작가
- 임승태 / 《드라마인》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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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침투하는 비체들
1. 팬데믹 이후 혹은 이전
민조
2022년 9월 《한국극예술연구》에 「이후의 신체를 조형하는 포스트휴먼 극작술-신효진 희곡 <머핀과 치와와>(2021), 김연재 희곡 <상형문자무늬 모자를 쓴 머리들>(2021)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소논문을 실었는데요. 논문을 구상할 때 당연히 ‘비인간’, ‘동물-되기’ 이런 화두가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 저한테 더 중요했던 것은 두 작품들 내에서 소위 ‘서사적 종말’이나 인간 사회 내부의 어떤 거대한 ‘공동(空洞)’이 엿보인다는 점이었어요. 장르상의 차이가 조금 있는데도요. 비인간 개념을 넘어서 우리의 현실, 관계, 사회를 보는 시각의 변화에 대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최근에 포스트휴머니즘이 사이버네틱스 기술을 통한 인간의 보완이나 향상 프로젝트로 오해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저는 팬데믹 위기 이후에는 정반대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다고 봐요. 최근 몇 년 사이에 제가 봤던 작품들 중에는 인간이 향상되기는커녕 오히려 자기 안의 어둠이나 구멍으로 더 들어가려 하고, 그 구멍을 통해서 비인간 존재자들과 만나려 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두 분의 작품을 보면서도 그 생각을 많이 했고요.
신효진 작가님께 먼저 여쭤볼게요. 다른 인터뷰 자리에서도 <머핀과 치와와>가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을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마침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던 2021년에 나온 작품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