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많은 관심과 호평이 있었던 <알리바이 연대기>의 재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월초에 오늘 첫공연을 예약했었습니다. 그리고 도저히 극장에 갈 기분이 아니었지만 공연을 보고 나왔습니다. 가는 길에도 새로운 뉴스를 열어보고 무소식에 실망하는 일을 반복했었습니다. 화가 났고 지금도 화가 납니다. 이것 밖에 되지 않는 우리 모습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 부끄럽고, 아이들이 어른들의 잘못을 떠안는 게 너무 미안합니다. 기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모든 팩트들을 찾느라 분주합니다. 정치인들은 자기를 뽑아주면 이런 일이 없을 것처럼 기웃거립니다. 죽은 자들과 유가족 앞에서 자기들은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이 역겹습니다. 하지만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것밖에 되지 못하도록 만들고 방치해온 우리들 모두의 탓입니다. 천안함, 공주사대부고 해병대 캠프,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 때 내 잘못은 아니라며 우리가 만들었던 알리바이의 결과를 우리는 오늘 보고 있습니다.
ⓒ권은비 http://omn.kr/7u4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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