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일 목요일

"장바구니"를 시작하며

by 산책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일이고, 누군가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보면, 어떤 이유로 이 공연을 선택했는지 궁금하고, 살며시 다가가 묻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공연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공연이,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 말해주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드라마인의 필진들은 공연을 보고 리뷰를 씁니다. 독자들은 리뷰를 읽고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연극이 영화보다 접근성이 쉽지 않은만큼 공연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읽을 때가 많을지도 모르고, 그래서 공감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합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의 리뷰를 읽고 ‘이 공연을 한 번 보고 싶다.’라는 마음 든다면, 무척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마음으로, 아직 보지 않았지만 이번 달에 예매한 공연들을 소개합니다.

2014년 1월



<지금도 가슴 설렌다> , 1월 26일까지, 선돌극장.

“지금도, 나는, 니를 보면 가슴이 설렌다.” 
극단 이루의 손기호가 연출한 배우-가수의 콜라보레이션 공연입니다. 남산예술센터의 ‘초고를 부탁해’프로그램에서 가능성은 인정받고 발굴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제가 이 작품을 고른 첫 번째 이유는 사실 ‘설렌다’는 말 때문입니다. 설렌다는 말은 그야말로 마음을 살랑살랑 움직입니다.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을 17세 소녀 달리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배우와 가수의 협업, 그리고 연기가 아닌 낭독으로 이루어 지는 무대가 어떻게 구성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예전 손기호 연출의 <김포 사는 분이, 열이, 덕이>라는 작품을 관극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무척 마음이 아팠던 생각이 납니다. <지금도 가슴 설렌다>는 너무 슬프거나, 가족의 의미를 강요하지 않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사여구없이> 1월 15일 ~ 29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

“나머진 다 미사여구일 뿐이잖아.”
이 작품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 무대에 대해 궁금한 마음으로 예매했습니다. 초연 작품들은  때때로 실망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무척 신선한 경험이 되기도 합니다. 한국 공연 예술센터에서는 2008년부터 ‘봄작가 겨울무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신춘 문예 당선작을 무대화하고 있습니다.  <미사여구없이>는 2013년 신춘 문예 당성작이고, 지난 11월에 이미 공연되었는데, 그때 놓친 아쉬운 마음에 재공연 소식을 보자마자 예매했습니다. 줄거리를 살펴보니,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말꼬리를 잡아 가며 격렬하게 싸우는 두 남녀, 헤어진 지 10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두 남녀를 보게 될 것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재치있게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제게는 익숙치 않지만, 대학로가 주목하는 배우들이라고 하네요. 

<레드> 1월 26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 소극장

<레드>는 미국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1903~1970)를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마크 로스코는 추상회화로 유명한 화가인데, 거대한 캔버스를 여러 색면으로 나누어 채색한 작품이 유명합니다(나도 할 수 있을 것같다고 충분히 생각할만한). 그의 작품은 단순하고, 아름다운 색을 보여줍니다. 거대한 붉은 빛의 캔버스 앞에 서 있으면 경건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로스코가 어떤 인물로 그려질지 무척 궁금하고, 로스코를 연기할 강신일씨도 기대됩니다. 2013년 <광부화가들>에서도 화가 역을 하셨는데, 자신의 예술관을 강렬하게 표현하는 장면들이 참 좋았습니다.<레드>에서 보여주실 화가로서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됩니다. 배우 강필석은 2007년 뮤지컬 <브룩클린>에서 처음 봤는데 무척 목소리가 좋은 배우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두 배우가 채워나갈 이야기는 에너지가 가득한 무대였으면 좋겠습니다. 
12월 21일에 개막해서 벌써 많은 사람들이 관극한 것 같습니다. 저도 얼른 보러 갈 생각입니다. 
(로스코의 작품을 더 보고 싶으시다면다음의 링크 참고
http://www.pureartspace.com/class.asp?lx=small&anid=62&nid=633)



* 공연을 더 예매하면 업데이트합니다.